
국제시장 영화 줄거리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변의 시대를 관통하며 살아온 우리 시대 아버지 ‘덕수’(황정민 분), 그는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많았지만 평생 단 한 번도 자신을 위해 살아본 적이 없다.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오직 가족을 위해 굳세게 살아온 우리들의 아버지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국제시장> - 네이버 영화 소개 -
오직 '가족'이라는 이름의 약속을 위해 자신의 삶은 없었던, 그러나 누구보다 치열했던 ‘가장’의 완주기
영화는 1950년 한국전쟁의 참혹한 현장인 흥남 철수 작전에서 시작됩니다. 수만 명의 피란민이 뒤엉킨 아수라장 속에서 소년 덕수는 막내 여동생 막순이의 손을 놓치고 맙니다. 딸을 찾으러 다시 배 아래로 내려가던 아버지는 아들 덕수에게 단단히 일러둡니다. “이제부터는 네가 가장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가족들을 잘 돌봐야 한다.” 이 말은 평생 덕수의 삶을 지배하는 거대한 예언이자, 결코 내려놓을 수 없는 굴레가 됩니다.
부산 국제시장에 터를 잡은 덕수는 선장이 되고 싶었던 자신의 꿈을 가슴 깊이 묻어둔 채 가족을 부양하는 데 온 삶을 바칩니다. 서울대에 합격한 남동생의 학비를 벌기 위해 지하 1,000m의 서독 탄광 광부로 자원하여 죽을 고비를 넘기고, 그곳에서 평생의 동반자 영자를 만납니다. 그러나 귀국 후에도 가장의 짐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이번에는 여동생의 결혼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총탄이 빗발치는 베트남 전쟁터의 기술 근로자로 떠나 다리에 평생 남을 부상을 입게 됩니다.
세월이 흘러 1983년, 덕수는 이산가족 찾기 생방송을 통해 미국으로 입양되었던 동생 막순이를 극적으로 재회하며 평생의 한을 일부 풀어냅니다. 영화의 끝에서 노년이 된 덕수는 재개발 열풍 속에서도 끝까지 ‘꽃분이네’ 가게를 팔지 않고 지킵니다. 이유는 단 하나, "여기 있어야 아버지가 나를 찾아오실 수 있으니까"라는 약속 때문입니다. 거울 속에 비친 늙어버린 자신을 보며 아버지에게 독백하는 장면은, 시대의 풍파를 온몸으로 막아냈던 이 땅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바치는 가장 시린 고백으로 남습니다.
시대적 흐름
영화 속 시간의 흐름에 따른 한국 현대사
1950년 흥남 철수 작전과 1.4 후퇴
영화의 시작이자 비극의 단초입니다. 한국 전쟁 중 중공군의 개입으로 고립된 국군과 미군이 함경남도 흥남항에서 해상을 통해 철수한 사건입니다. 거대한 군함 '메러디스 빅토리호'에 올라타기 위해 수많은 피란민이 뒤엉킨 아수라장은 덕수 가족이 이산가족이 되는 가슴 아픈 배경이 됩니다.
1960년대 파독 광부와 간호사
전후 가난했던 한국 정부는 외화를 벌어들이기 위해 서독(현재의 독일)으로 광부와 간호사를 파견했습니다. 덕수와 그의 친구 달구는 지하 1,000m의 뜨겁고 위험한 탄광으로 향합니다. 이는 당시 한국의 경제 발전을 위한 '피땀'의 상징이며, 덕수가 아내 영자를 처음 만나는 운명적인 공간이기도 합니다.
1970년대 베트남 전쟁 파병
여동생의 결혼과 가족의 생계를 위해 덕수는 또다시 목숨을 걸고 전쟁 중인 베트남으로 떠납니다. 당시 한국은 건설 및 기술 지원을 위해 많은 인력을 파견했고, 이는 한강의 기적을 일으키는 경제적 토대가 되었습니다. 덕수는 이곳에서 다리에 평생 남을 부상을 입게 됩니다.
1983년 KBS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영화의 클라이맥스입니다. 1983년 여름, 여의도 KBS 본관 앞에서 진행된 생방송을 통해 수십 년간 떨어져 살던 가족들이 극적으로 상봉했던 실제 사건입니다. 덕수가 TV 앞에 앉아 잃어버린 아버지와 막순이를 처절하게 찾는 장면은 당시 온 국민이 흘렸던 눈물을 상징합니다.
감상평
"아버지, 저 이만하면 잘 살았지요?"
평점: ★★★★☆ (4.7 / 5.0)
2014년 겨울 1,400만 관객을 웃기고 울린 영화 <국제시장>입니다.
<국제시장>은 영화가 끝난 뒤에도 주인공 덕수의 주름진 얼굴이 가슴에 남아 긴 여운을 줍니다. 평생을 '나'가 아닌 '우리'를 위해 살았던 그 세대에게 바치는 헌사와도 같은 작품입니다.
가장 뭉클한 지점은 노년의 덕수가 아버지의 영정 사진 앞에서 아이처럼 흐느끼며 내뱉는 대사입니다. "아버지, 저 약속 잘 지켰지요? 근데... 진짜 힘들었거든요." 이 짧은 고백은 그가 짊어졌던 가장이라는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는지, 그리고 그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싶었던 순간이 얼마나 많았는지를 함축하고 있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가슴이 먹먹한 이유는 덕수의 삶 속에 '덕수 자신'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선장이 되고 싶었던 소년의 꿈은 흥남의 차가운 바닷속에 가라앉았고, 청년 덕수의 뜨거웠던 열정은 독일의 캄캄한 탄광과 베트남의 포화 속에서 굳은살로 변해갔습니다. 그는 평생 누군가의 대학교 등록금을 위해, 누군가의 결혼 자금을 위해 자신의 청춘을 기꺼이 땔감으로 써버렸습니다.
노년의 덕수가 고집스럽게 가게를 지키며 사람들에게 핀잔을 들을 때, 우리는 그를 그저 '고집 센 노인'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낡은 가게가 실은 '아버지를 다시 만나기로 한 마지막 약속의 장소'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그의 고집은 지독하게 시린 그리움으로 다가옵니다. 남들이 "이제 그만 팔아라"라고 말할 때, 그는 마음속으로 아버지를 향해 "아직 안 오시면 안 된다"라고 수천 번을 울며 외치고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이 평범한 일상들이 사실은 누군가가 선장이 되는 꿈을 포기하고, 누군가가 다리를 절뚝이며 전쟁터를 누빈 대가였다는 사실이 새삼 아프게 다가옵니다. <국제시장>은 말합니다. 그들의 희생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고. 그들도 우리처럼 꿈이 있었고, 겁이 났으며, 사랑받고 싶었던 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