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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변호인 영화 줄거리, 실제 사건과의 비교, 감상평

by 찌르르🧡 2026. 2. 24.

변호인 공식 포스터
변호인 공식 포스터

변호인 영화 줄거리

1980년대 초 부산. 빽 없고, 돈 없고, 가방끈도 짧은 세무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부동산 등기부터 세금 자문까지 남들이 뭐라든 탁월한 사업수완으로 승승장구하며 부산에서 제일 잘나가고 돈 잘 버는 변호사로 이름을 날린다. 대기업의 스카우트 제의까지 받으며 전국구 변호사 데뷔를 코 앞에 둔 송변. 하지만 우연히 7년 전 밥값 신세를 지며 정을 쌓은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가 뜻하지 않은 사건에 휘말려 재판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국밥집 아줌마 순애(김영애)의 간절한 부탁을 외면할 수 없어 구치소 면회만이라도 도와주겠다고 나선 송변. 하지만 그곳에서 마주한 진우의 믿지 못할 모습에 충격을 받은 송변은 모두가 회피하기 바빴던 사건의 변호를 맡기로 결심하는데... “제가 하께요, 변호인. 하겠습니더”

<변호인>     - 네이버 영화 소개 -

 

'돈'을 쫓던 세무 변호사, '사람'의 길에 서다

이 영화는 성공한 사업가처럼 살고 싶었던 한 남자가 ‘국가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과 마주하며 변모해 가는 과정을 다룹니다.

 

1980년대 초 부산, 고졸 출신의 빽 없는 변호사 송우석(송강호 분)은 탁월한 수완으로 부동산 등기와 세무 자문 시장을 선점하며 승승장구합니다. 과거의 지독한 가난을 지우려는 듯 악착같이 돈을 벌던 그에게 세상은 이득을 챙겨야 할 시장일 뿐이었습니다. 동료들이 시국 사건에 매달릴 때도 그는 '세상이 아무리 험해도 내 가족은 지키겠다'며 오로지 돈 버는 일에만 매진하는 '속물 변호사'입니다.

 

악착같이 돈을 벌어 성공의 궤도에 올라선 그는, 고시생 시절 배고픔을 참지 못해 무전취식을 하고 도망쳤던 허름한 국밥집을 찾아가서 미안한 마음을 담아 돈을 갚으려 하지만 주인 순애(김영애 분)"자고로 묵은 빚은 돈 말고 얼굴하고 발로 갚는 기라"며 돈을 받지 않고 따뜻한 핀잔을 건넵니다. 그 말에 담긴 투박하지만 깊은 정에 감복한 우석은 그날 이후 그곳의 단골이 되어 가족 같은 인연을 이어갑니다.

 

하지만 국밥집 아들 진우(임시완 분)가 체포되었다는 소식을 들으며 그의 평온하던 삶에는 거대한 균열이 생깁니다. 접견실에서 마주한 진우는 참혹한 고문 끝에 자아를 잃어버린 몰골이었고, 이 비상식적인 폭력은 우석의 가슴속에 잠들어 있던 양심을 세차게 깨웁니다. 결국 그는 안락한 미래가 보장된 성벽을 스스로 허물고 거대한 국가 권력이라는 바위를 향해 '계란'을 던지기로 결심합니다.

 

법정은 이제 우석의 외로운 사투장이 됩니다. 조작된 간첩단 사건을 뒤엎기 위해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절규합니다. "국민이 국가를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는 헌법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그는 고립무원의 법정에서 "국가란 곧 국민입니다!"라는 뜨거운 사자후를 토해냅니다. 이 영화는 한 성공한 변호사의 일대기를 넘어, 부끄러움을 아는 인간이 불의 앞에서 어떻게 거인으로 성장해 가는지를 보여주는 서사적 기록입니다.

 

실제 사건과의 비교

영화 <변호인>은 1981년 부산에서 발생한 '부림사건(부천의 학림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으며, 주인공 송우석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을 모델로 합니다.

 

송우석과 노무현: 사실과 변주
영화 속 우석의 이력은 실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과 완벽하게 일치합니다. 그는 실제로 부림사건을 맡기 전까지는 시국 사건에 관심이 없는 이른바 '돈 잘 버는' 변호사였습니다. 하지만 고문당한 학생들의 발톱이 빠져 있는 것을 목격하고, "공포에 질린 그들의 눈망울이 나를 변하게 했다"고 회고했죠. 영화는 이 극적인 심경의 변화를 좁은 접견실과 치열한 법정 공방을 통해 밀도 있게 그려냈습니다.

 

부림사건의 실체: 조작된 간첩단
실제 부림사건은 전두환 정권 초기, 독서 모임을 하던 학생과 시민 22명을 영장 없이 체포해 수십 일간 불법 감금하고 고문하여 '국가 보안법 위반'으로 조작한 사건입니다. 영화 속 차동영은 실존 인물인 고문 기술자 이근안을 비롯한 당시 공안 관계자들을 집약시킨 인물입니다. 영화에서 우석이 영국 대사관을 통해 해당 도서가 불온서적이 아님을 증명하는 장면이나, 군의관 윤 중위의 양심선언 장면은 극적 긴장감을 위해 재구성된 허구적 장치들이지만, 당시 국가 권력이 얼마나 초법적으로 휘둘러졌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결말의 상징성
마지막 장면에서 송우석의 공판에 부산 변호사 99명이 인권 변호사로 나선 장면은 실제 역사를 반영합니다.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추도회로 인해 법정에 선 노무현 변호사를 위해 당시 부산 변호사 142명 중 99명이 변호인단으로 이름을 올렸던 실화입니다. 이는 '한 명의 변심'이 어떻게 '거대한 연대'로 번져나갔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팩트의 힘입니다.

 

감상평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기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살은 기라꼬.."


"변호사라는 사람이 국가가 뭔지도 몰라?"

 

"압니다, 너무 잘 알지요. 대한민국 헌법 제1조 2항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평점: ★★★★☆ (4.7 / 5.0)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일궈낸 기적
영화가 끝난 뒤에도 송우석의 붉게 충혈된 눈시울이 잊히지 않는 이유는, 그가 처음부터 정의로운 투사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우리처럼 가족의 안락함을 최우선으로 여겼고 돈을 버는 것이 세상의 정답이라 믿었던 말 그대로 속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를 움직인 것은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염치'였습니다. 굶주렸던 시절 자신에게 국밥 한 그릇을 내어주던 손길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그 손길의 아들이 매 맞고 신음할 때 외면하지 못하는 인간적인 부끄러움. 그 평범한 부끄러움이 쌓여 거대한 시대의 폭력에 맞서는 용기가 되었을 때, 영화는 비로소 우리의 가슴을 세차게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국가라는 이름의 벽 앞에 선 외로운 사자후
"국가란 국민입니다!"라고 외치던 우석의 목소리는 법정의 고요를 깨우는 비명이자, 잠들어 있던 우리의 양심을 깨우는 선언이었습니다. 차디찬 법정 바닥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절규하는 그의 모습은 세련된 변호사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그 어떤 웅변보다 아름다웠습니다. 권력이 '국가'라는 단어를 방패 삼아 개인의 영혼을 짓밟을 때, 그는 자신의 안락한 삶이라는 성벽을 스스로 허물고 맨몸으로 그 방패 앞에 섰습니다. 그가 지키고자 했던 것은 법률의 조항이 아니라,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야 한다'는 당연하고도 서글픈 상식이었습니다.

 

배우 임시완의 발견: 공포에 질린 그 눈망울이 던진 질문
이 영화가 가진 정서적 파괴력의 절반은 아마도 진우 역을 맡은 임시완이라는 배우로부터 나왔을 것입니다. 이전까지 '아이돌'이라는 수식어에 갇혀 있던 그는, <변호인>을 통해 온몸으로 고통을 증명하며 배우로서의 진면목을 가감 없이 드러냈습니다.

 

접견실 유리창 너머로 마주한 그의 몰골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참혹한 고문 끝에 초점을 잃어버린 눈동자, 온몸을 타고 흐르는 미세한 떨림, 그리고 자신을 구하러 온 우석을 보며 공포에 질려 읊조리던 그 목소리는 관객들의 심장을 그대로 관통했습니다. 임시완은 단순히 매 맞는 피해자를 연기한 것이 아니라, 국가라는 거대한 바퀴 아래 으스러진 '평범한 청춘의 파괴된 영혼'을 처연하게 그려냈습니다. 그가 보여준 그 처절한 무력감은 송우석이 안락한 삶을 버리고 가시밭길로 뛰어들어야만 했던 가장 강력한 당위성이 되었고, 관객들로 하여금 "저 아이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한다"는 뜨거운 공분을 불러일으켰습니다.

 

99명의 이름이 불러온 희망의 파도
가장 깊은 여운은 영화의 마지막, 부산의 푸른 바다를 뒤로하고 법정에 선 우석과 그를 지키기 위해 일어선 수많은 변호인의 모습에서 찾아옵니다. 이름이 하나둘 호명될 때마다 우석의 얼굴에 번지던 복잡한 미소는 혼자 싸우는 줄 알았던 그 외로운 길에 결코 혼자가 아니었음을 말해줍니다. 계란은 바위를 깨뜨리지 못할지언정, 바위를 적시고 결국 그 색깔을 바꾸어 놓습니다. 임시완이 보여준 시린 청춘의 고통과 송강호가 쏟아낸 중년의 용기가 만나 거대한 연대로 번져나가는 마지막 장면은, 우리가 왜 여전히 진실을 믿어야 하는지에 대한 가장 따뜻한 답변이 되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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