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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범죄도시> 마블리 유니버스의 전설 같은 탄생

by 찌르르🧡 2026. 3. 25.

범죄도시 공식 포스터
범죄도시 공식 포스터

'깡패보다 더 깡패 같은 경찰'

2004년 3월, 서울 가리봉동 연변거리에서 싸움이 붙은 두 남자가 있습니다. 급기야 칼부림까지 이어지자 경찰조차 섣불리 다가가지 못하죠. 그때, 휴대전화를 귀에 댄 채 나타난 정상 차림의 한 남자. 그는 귀찮다는 듯 한 손으로 두 사람을 가볍게 제압해 버립니다. 언뜻 보면 조직 두목인가 싶었던, 이 남자의 정체는 금천경찰서 강력계 부반장인 '마석도'입니다.

 

미국에 '마블 유니버스'가 있다면 한국에는 '마블리 유니버스'가 있음을 보여준 이 영화. 바로 2017년 개봉작 <범죄도시>입니다. 사실 개봉 당시만 해도 이 영화에 거는 기대를 크지 않았습니다. 이병헌, 김윤석 주연의 <남한산성>, 전작의 흥행을 등에 업은 <킹스맨: 골든서클> 등 쟁쟁한 대작들 사이에서 고전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죠. 하지만 관람객의 폭발적인 입소문에 힘입어 당당하게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쥐며 전설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후 2편부터 4편까지 연달아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 영화 역사상 전무후무한 프랜차이즈로 자리매김한 '범죄도시 시리즈'. 그 거대한 세계관의 시작인, 주먹 한 방으로 모든 것을 제압하는 '마석도'의 통쾌한 혈투 현장으로 지금 들어가 보겠습니다.

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범죄도시> 영화 줄거리

가리봉동의 아슬아슬한 평화
2004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이곳은 여러 조선족 조직들이 구역을 나눠 점유하며 위태로운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독사파'와 '이수파', 이 거친 조직폭력배들 사이에서 '질서'를 잡는 인물은 다름 아닌 금천경찰서의 '마석도'(마동석 분) 부반장이죠. 그는 주먹 한 방으로 조폭들을 벌벌 떨게 만들며, 나름의 방식으로 거리의 평화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하얼빈에서 온 '괴물'의 등장
어느 날, 이 고요한(?) 생태계를 단숨에 파괴하는 무리가 나타납니다. 중국 하얼빈에서 건너온 '장첸'(윤계상 분)과 그의 오른팔 '위성락'(진선규 분), 왼팔 '양태'(김성규 분)입니다. 이들은 기존 조직들처럼 상도덕이나 규칙을 따르지 않습니다. 오직 돈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잔혹함을 보여주며, 순식간에 가리봉동의 기존 세력들을 집어삼키기 시작합니다. 거리는 순식간에 피비린내 나는 전쟁터로 변해갑니다.

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위기의 도시와 막다른 골목
장첸 일당의 도를 넘은 만행에 시민들은 공포에 떨고, 경찰 내부에서도 이들을 조속히 소탕하라는 강력한 압박이 내려옵니다. 하지만 증거를 남기지 않는 치밀함과 목숨을 걸고 덤비는 장첸 일당을 잡기란 쉽지 않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조직 간의 보복 전쟁까지 터지며 상황은 최악으로 치닫고, 마석도는 자신의 구역을 지키기 위해 '조폭보다 더 독한' 소탕 작전을 설계하기 시작합니다.

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끝까지 쫓는다, '도시 소탕 작전'
드디어 마석도와 강력반 형사들이 준비한 거대한 그물이 가리봉동 전체에 펼쳐집니다. 퇴로가 막힌 장첸은 마지막까지 잔혹한 본능을 드러내며 탈출을 시도하고, 마석도는 그를 잡기 위해 끝까지 추격합니다. 과연 마석도는 법보다 주먹이 가까운 이 무법천지에서 장첸을 응징하고 다시 평화를 되찾을 수 있을까요?

범죄도시 영화 속 장면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범죄도시> 관람 포인트: 단순한 액션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었던 이유

'마석도'라는 독보적 캐릭터의 탄생
이 영화의 가장 큰 재미는 역시 마동석 배우가 연기한 '마석도' 그 자체입니다. 복잡한 무술이나 화려한 기술 대신, 묵직한 주먹 한 방으로 상황을 종료시키는 '압도적인 타격감'이 압권이죠. 깡패들보다 더 무서운 포스를 풍기면서도, 은근히 귀여운 면모와 유머를 잃지 않는 마석도의 캐릭터성은 관객들에게 대체 불가능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한국 영화사상 가장 강렬한 빌런, '장첸'
마석도가 '절대 선'이라면, 이에 맞서는 윤계상 배우의 '장첸'은 '절대 악'의 정점을 보여줍니다. "내 누군지 아니?"라는 명대사와 함께 등장한 그는, 자비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함과 예측 불가능한 행동으로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아이돌 출신이라는 편견을 완전히 깨부순 윤계상의 파격적인 변신은 이 영화를 전설로 만든 일등 공신입니다.

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진실의 방'과 찰진 티키타카
<범죄도시>는 마냥 무겁기만 한 영화가 아닙니다. 금천경찰서 강력반 형사들의 끈끈한 케미스트리와 조연들의 활약이 빛을 발하죠. 특히 영화의 시그니처가 된 '진실의 방' 장면처럼 긴박한 상황 속에서도 터져 나오는 한국형 유머는 관객들이 숨 쉴 틈을 만들어줍니다. 장이수, 독사, 위성락 등 이름만 들어도 얼굴이 떠오르는 입체적인 조연들의 연기 열전 또한 놓칠 수 없는 포인트입니다.

범죄도시 영화 속 장면
범죄도시 영화 속 장면

 

현실감 넘치는 액션과 쾌속 전개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한 만큼, 영화는 가리봉동이라는 공간의 분위기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냅니다.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와 고구마 없는 '사이다 액션'은 관객들에게 지루할 틈을 주지 않습니다. 공권력이 악을 시원하게 소탕하는 과정에서 오는 본능적인 쾌감이야말로 이 영화가 가진 가장 큰 매력입니다.

 

감상평

'마동석이라는 장르의 시작, 그리고 보석 같은 배우들의 발견'

 

편견을 깨부순 두 주연의 완벽한 승부수
개봉 당시만 해도 마동석은 주연보다는 '확고한 캐릭터를 가진 명품 조연'의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아우라를 뿜어내며, 이제는 '마동석 자체가 하나의 장르'가 된 흥행 보증 주연 배우로 우뚝 섰습니다.


상대역인 윤계상 역시 큰 도전이었습니다. 기존의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를 완전히 지워버리고, 자비 없는 악역 '장첸'을 소름 끼치게 소화해 내며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우려를 단숨에 극찬으로 바꿔놓았습니다.

 

보석 같은 조연들이 일궈낸 거대한 성공
<범죄도시>가 전설이 된 데에는 주연 못지않은 조연 배우들의 미친 존재감이 있었습니다.

  • 능청스러운 연기의 최귀화(전일만 반장)
  • 압도적인 악역 연기로 청룡영화상을 거머쥔 진선규(위성락)
  • 광기 섞인 서늘한 눈빛의 김성규(양태)
  • 대체 불가능한 감초 박지환(장이수)
  • 강렬한 인상의 허성태(독사)

지금은 영화와 드라마를 종횡무진하며 활약하는 이 배우들의 '원석' 시절을 보는 것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묘미입니다. 캐릭터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였기에 <범죄도시>라는 세계관이 비로소 완성될 수 있었습니다.

범죄도시 스틸컷범죄도시 스틸컷범죄도시 영화 속 장면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선과 악의 경계에 선 '진짜 경찰'의 냄새
우리가 마석도에게 열광하는 건 그가 마냥 정의롭기만 한 '박제된 영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근무 시간에 술을 마시기도 하고, 조직폭력배들과 친분을 유지하며 뒤를 봐주는 듯한 아슬아슬한 모습도 보이죠.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경찰의 본분을 잊지 않고 악을 소탕하는 그의 모습은 오히려 '진짜 현실에 있을 법한 경찰'이라는 생동감을 부여합니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정이 가고, 그래서 그가 휘두르는 주먹이 더 통쾌하게 다가옵니다.

 

8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그의 주먹에 열광하고, 마블리 유니버스가 기대되는 이유는 어쩌면 우리 사회에도 "진실의 방으로"라고 말하며 악을 단숨에 제압해 줄 누군가가 간절히 필요하기 때문 아닐까요?

범죄도시 스틸컷
범죄도시 스틸컷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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